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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개별적인 수정체들

by *1*s 2020. 8. 20.

500개의 개별적인 수정체들


2004년 5월에 에디아카라기는 서임식과 함께 공식적인 지질학 연대등급으로 받아들여졌다. 에디아카라기는 이제 6억 3,000만 년 전부터 5억 4,200 만 년 전인 캄브리아기의 시작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에 일어난 사건을 서술 해주는 말이다. 그 밖에도 에디아카라기는 선캄브리아대의 두 번째 단락 (첫 단락은 시생대로서 25억 년 전에 끝남)인 원생대의 끝을 표기하는 말이다. 


물론 원생대라는 개념이 정당하기는 한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 있다. 원생대란 말의 원래 뜻을 번역하면 곧 동물 이전의 시대’라는 뜻인데, 이는 오래 전부터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말이 되었다. 동물이 이미 오랫동안 존재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 가지 문제가 줄곧 남게 된다. 자일라허의 피조물들이 나중의 동물들과 정말 아무런 관계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되돌아가서 이 동 물들이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발전했는가 하는 문제에 다시 봉착하게 된 것 이다. 왜냐하면 진화 양은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마법 걸기와 같은 일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질학자 나 고생물학자들은 진화 양이 생물학 폭탄에 불을 붙였을 것이라고 추정하 며 ‘캄브리아기의 폭발’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수의 사람들이 그 랬으리라는 추정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다수의 사람들은 또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견해를 지니고 있다.그런 걸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는가.원생대란 용어는 더 상위의 누대개념으로서 원생누대로 봉용되지만, 이 잭 부목에 있는 연대표에서 보이 는바치럼 지은이의 건해당 따랐다.


실은 아주 정상적으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태양이 빛을 발산하며 석호(渴湖) 위로 떠올랐으며 물을 호수바닥까지 따 뜻하게 데웠다. 몇 주간이나 뭉게뭉게 피어오른 구름 덩어리가 끝날 것 같지 않을 만큼 지루하게 내내 비를 쏟아 내 렸으며 작고 얕은 바다를 탁수에 잠기 게 했다. 방금 삼엽충의 눈은 거친 모래바닥 위로 어른거리며 비쳐든 빛으로 많이 밝아졌음을 감지했지만, 파도가 일어 자주 흐려지고는 했다. 수족이나 기관들도 없었던 연체동물을 불과 수백만 년 전에야 비로소 교체하게 되었던 존재임에 비하면 그놈은 뚜렷하게 잘 볼 수가 있었다. 



탑 모양으로 생긴 그 눈은 어느 것이나 다 500개의 개별적인 수정체들이 모여 구성된 것이었 다. 이 수정체들은 서로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그에게 빈틈없이 사방을 빙둘러 조망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놈이 속한 종의 다른 부류들은 오래 전부터 그처럼 멋진 눈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많은 경우에 있어 수정체들이 멀리 떨 어져 있었다. 그런걸 가지고 어떻게 제대로 된 영상을 받아들인단 말인가? 다른 놈들은 얼마 못 가 제 눈을 다시 상실했거나, 혹은 애초부터 말기 캄브 리아기34) 내내 장님으로 기어 다녔다.


거기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작은 삼엽충이 와 있었던 것이다! 녀석은 방금 제 옛 껍 질을 벗어버 리고 이제 말끔하게 새로 돋아난 외피 차림이 되어서 나돌아 다니고 있었다. 녀석의 신선한 갑옷 등딱지가 비쳐 들어온 햇살에 희미 하게 빛났지만, 물론 아직 완전하게 딱딱해진 것은 아니었다. 현명한 삼엽 충이라면 차라리 계속 돌 틈에 숨어 보호받고 있어야 할 이유였다.



그러나 빛이 그놈을 나오도록 부추겼다. 가시로 무장한 강력한 머리방패 와 함께 타원형의 갑옷 등딱지 아래에 있는 15쌍의 아가미를 지닌 다리들로 녀석은 양치류와 일렁이는 바닷말 타래들 사이를 잽싸게 지나쳐갔다. 그렇 게 많은 작은 다리들이 그처럼 완벽하게 협조를 이루며 움직일 수 있음에 녀 석이 자랑스러워할지는 몰라도, 자랑이란 삼엽충 같은 녀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감각들이 흐릿했다는 점이 녀석의 삶에서 보이는 특징이었 으며, 기껏해야 몸 성하게 잘 지내는 것 정도일 뿐 대부분은 공포에다 거의 언제나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다. 


배고픔은 공포감을 물리쳤다. 아무리 잡아 먹어도 층분치가 않았으니 그 점만은 분명했다. 그런데 뭔가가 작은 삼엽충 에게 오늘은 푸짐한 식탁이 차려져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녀석의 더듬이가 상황을 탐지했고 아주 미세한 압력 차이가 감지되었다. 그것은 흐르는 물과 지나가던 생명체들에게서 전해져온 것이었다. 두 가닥으로 갈라진 꼬리 돌기들이 흥분으로 바르르 떨렸다. 놈의 다리에 붙어 있는 미각 감지기가 맛있는 것을 알려주는 흔적을 추적했다. 



멀지 않은 곳에 뭔가 지심시대의 구분에서 고생대와 중생대의 기W. Periods)돈 중 대분자로 써서 상부 Obcd. 중부 하부 토 하위구분은 하는 시대돈이 있는데. 이는 암석중시한 나타내는 규정에시부터 은 떵 싱으로서 시간중시로 바꾸 이 우리,할로 하면 가각 만기. 중기. 초기로 표기한다. 그런 깅우 시간승'시 단위는 세(此. Epoche)에 해당된다. 시간의 호흠과는 반대되는 표기이기에 주의가 핀요하다. 아래시는 만기 쥐라기, 초기 백악기,와 같이 표기했다. 


길쭉한 것이 모래에 묻혀 꼼짝 않고 있었다. 삼엽충은 기다리고 기다려본 다 음에 향내에 사로잡혀 휙 하고 물체한테로 달려갔다. 그것은 반 토막 난 벌레 였다. 다른 반쪽은 이미 누군가가 맛을 본 것 같았다. 죽은 사체라니, 근사하 군! 삼엽충이 사냥하기를 두려워했던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잠복 을 하지 않으려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많은 경우 녀석은 모래를 거르는 일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누군가 제몫을 챙겨갈 생각 올 하기 전에 식사시간을 즐길 때가 되었던 것이다.


작은 삼엽충이 먹어치우려 채비를 하는 순간 하늘이 어두워졌다. 뭔가 강 력한 것이 위쪽에서 쏘는듯 내리꽂혔는데, 그것은 너무 커서 녀석의 시야를 거의 다가려버릴 정도였다. 가시가돋은 두가닥의 집게 같은 것이 녀석에게로 확 떨어져왔다. 그 삼엽충은 달리 어쩔 도리가 아예 없기도 했지만. 따져 보거나 말거나 할 것조차 없었다. 녀석의 유전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고 있었다. 갈퀴발이 녀석을 움켜쥐기 전 눈 깜짝할 사이에 녀석은 몸을 둥글게 말았다. 



녀석의 여러 몸마디들이 딱 들어맞도록 턱이지고 또 닫힐 수 있도록 고랑이 파여 있어서 안쪽의 몸을 완전히 봉합시킨 것처럼 차단시켜 주었다. 집게발이 삼엽충을 잡으려고 오므려질 때는 녀석이 가시투성이의 먹 지 못할 공 같은 것으로 변해 있었다. 오직 눈만 여전히 눈꺼풀 같은 덮개 아래서 빼꼼히 내다보고 있었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뭐 한 가지라도 좋아질 것 같지가 않았다.


어떤 놈이 녀석을 붙잡고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 엄청나게 굶주렸다는 점 에서는 제물로 회생될 녀석과 마찬가지 였다. 큰일이 벌어지고 말 태세였다. 갑옷 등딱지가 아직 딱딱해지지도 않았지 않은가! 몹쓸 벌레가 녀석의 주의력을 깡그리 잃어버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녀석은 자신이 번쩍 쳐들리는 걸 보았고, 곧 이어서 위쪽에서는 뾰족한 이빨 들이 그득한 둥그렇고 커다란 아가리가 쩍 벌어지고 있었다. 그 뒤로는 목구 멍도 벌어져 있었으니, 거기서 이제 녀석의 삶도 끝장나고 말 것이었다. 어 차피 먹이 찾기 아니면 폭풍이나 화산폭발에 시달려야 하는 이 가련한 생존 이 말이다. 부드럽고 작은 다리들과 더듬이와 멋진 눈도 압쇄기에 찌부러뜨 려지는 것처럼 으깨지고 말아서, 결국 기억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 이 상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터 였다.


그럴 수는 없었고, 또 그래서도 안 되었다! 또 다른 차선책의 계획이 펼쳐 져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후의 캄브리아기에서 삼엽충이란 녀석들은 금세 더 초라해지고 말았을 테니까 말이다. 씹는 이빨에 걸려들기 직전에 녀석은 말았던 몸을 다시 펴서 재빨리 원래 길이대로 만들었다. 그러자 이빨들이 녀석을 놓치고 말았다. 엄청 큰 그놈은 여러 면에서 방어력을 그리 잘 갖추지는 못한 것 같았다. 어쩌면 놈이 움켜잡 는 데 너무 서두른 탓도 있었겠지만, 하여간 삼엽충은 갈퀴발을 벗어나 미끄 러지듯 모래 속으로 떨어져서는 목숨을 걸고 내달렸다. 


그놈이 세차게 꼬리 를 휘둘렀지만, 놈의 타격은 녀석의 위쪽을 휙 스칠 뿐이었다. 놈은 꼬리를 내리고서 또 추격해왔다. 이른 아침에 이 무슨 처참한 스트레스람! 마침 모 든 일들이 그리도 순조롭게 시작되던 참이었다. 긁혀 상처가 나는 일도 없이 탈피를 마친데다가 햇살을 받으며 산보를 했고, 예기치 않던 선물로 벌레까 지 있었으니 말이다. 그게 결국 삼엽충의 등딱지까지도 우두둑 으깨버 릴 물 레방아의 방아틀 같은 곳에 떨어 지고나 말려고 그랬단 말인가? 더 러운 예상 이었다. 그 괴물 같은 놈은 갈퀴발을 겨누어 댔다.


하지만 운명은 너그럽게 풀려갔다. 작은 삼엽충에게 아직은 종말을 고해 야 할 순간이 온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마지막 순간에 녀석은 박테리아들 이 무성하게 자란 펀펀한 암석 밑으로 미끄러지듯 숨어들어갔다. 여기는 용 암이 웅고되면서 구멍이 숭숭 뚫려 공간과 통로들이 많이 나 있는 곳으로, 그처럼 육중하게 큰 몸집의 공격자는 지나갈 수가 없었다. 추적하던 놈은 바 위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위쪽으로 방향을 틀어버 렸다. 비록 반 토막 벌레는 잃어버렸지만 목숨은 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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