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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와 공기매트리스에 대하여

by *1*s 2020. 8. 19.

눈덩이와 공기매트리스에 대하여


그 모든 일들이 한 사람 때문이다. 많은 세포들이 있지만 몸은 하나다. 관계가 있는가 하면 또 죽음의 신이 있다. 30억 년이 지나는 동안에 진화 양은 결코 제 작업만을 돌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위대한 일을 성취했던 것이 다. 당장은 물론 작은 일부터였다. 최초의 다세포생물은 아주 자그마했을 것이고, 또 그들 중의 다수는 살아남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의 생존은 실낱같이 위태로웠다. 왜냐하면 그들이 막 살림을 차리게 되었을 때 일기예 보가끼어들었기 때문이다. 


눈덩이와 공기매트리스에 대하여 진핵생물의 발전이 대략 14억 년 전에 종결되었을 때는 눈에 띄는 육지가 아직 그리 많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해수면 위로 솟아올라 있던 것은 지표의 5퍼센트에 불과했다. 새로 형성된 대륙의 조각들 대부분이 얕은 바다 아래에 잠겨 있었다. 평균적으로 보면 당시의 대양들은 오늘날보다 덜 깊었다. 최초 의 초대륙인 케놀랜드(Kenorland)가 나타났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러고 나서 대 략 10억 년 전쯤에 엄 청나게 큰 새 땅 덩어리가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2억 년이 걸려서 이 땅이 펼쳐지고 나자, 어머니 대지라는 인상을 갖추기 위한 주요 바탕이 완전하게 마련된 셈이었다. 단지 모든 것들이 아직 오늘날 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을 뿐이다. 그때 뭉쳐졌던 새 초대륙의 이름이 로디니아(Rodinia)였지만, 그것은 또 다시 갈라졌다. 때는 바야흐로 지구가 막 겨울잠을 취할 시점이었다. 1 억 년 가량 앞서서 뭔가 비상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생명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끼쳤다고 할 만한 일이었다. 날씨가 추워졌던 것이다.


그런데 빙하기란 그 자체로는 전혀 별다른 것이 아니다. 언젠가 그랬던 것 처럼 빙하기는 장모님이 집으로 방문하는 만큼의 규칙성을 지니고서 늘 지 구에 찾아 들어와 한동안 거들먹거 리다가 다시 사라진다. 오늘날 우리가 알 고 있는 갖은 정보에 따르자면 가장 오래된 빙하기는 23억 년 이상으로 거슬 러 올라간다. 정확히 말하면 얼음의 시대, 그러니까 다수의 결빙 주기들이 곧 바로 연달아 이어지며 경과하는 기간인 것이다.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계절 에 비하면 너무 춥다”라는 소리를 또 듣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나쁘게 여기 지는 말자. 우리는 바로 두 개의 빙하기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현재 는 전 지구적인 지구 온난화가 신문의 지면을 더 차지하고 있고 또 조지 부시 가 겨울외투를 역사를 장식했던 소도구로 추방해버리는 데 모든 걸 걸고 있 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실제로 마지막 간빙기는 바로 10,000년에서 11,000년 정도 되었는데, 지구의 역사로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하다. 어쨌든 우 리에게는 대규모의 추위가 불현듯 엄습해온다는 다음번 사태가 남아 있다. 정확히 언제가 될 지에 대해서는 견해들마다 다르다. 최신의 예측에 따르면 5,000년에서 15,000년까지 지나야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심지어 온실효과로 결빙되는 사태가 촉진되기까지 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멕시코만 난류 덕분에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따뜻한 날씨를 쾌적하게 누리는 것인데, 사람들은 이 난류가 실제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펌프 작용에 의해서 끌어당겨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한다. 따 뜻한 물은 찬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위로 뜬다. 그러나 북극으로 갈수록 그 물은 뚜렷하게 더 차가워진다. 따뜻한 멕시코만 난류는 식어가다가 결국 그린 란드 앞에 이르면 자체의 무게에 눌려서 폭포를 이루며 추락하게 된다. 


그린 란드 분지의 밑바닥에 이르기까지 3킬로미터나 추락하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이 물은 심층수로서 남쪽을 향하여 되돌아 흘러간다. 그것이 추락하게 되 는 두 번째 원인은 그 소금 성분이다. 짠 물은 담수보다 무게가 더 많이 나가 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구가 현저하게 더 따뜻해지면 북극의 얼음 덩어리가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빙산들은 담수로 이루어져 있다. 용해된 물은 북극의 짠 물을 담수로 만들면서 희석시키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이 물은 더 가벼워질 것이며 더 이상 심해로 추락하지 못하고 빨아들이는 힘을 지닌 소용돌이도 만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멕시코만 난류는 흐르기를 그쳐버리고 말 것이다.



최소한 여섯 번의 빙하시대一방금 말한 것은 제쳐놓을 경우一를 거쳐 오며 지구는 이미 치를 떨었다. 하지만 원생대 말경에 일어났던 일은 생존하던 모든 것들을 타격했다. 오늘날 그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자갈처럼 부스러진 돌들로 이루어진 엄청난 퇴적물들이다. 그 돌은 얼음 덩어리에 의해 갈리며 휩쓸려온 것이었다. 이처럼 고화된 빙하 부스러기를 표석점토암(Tillite, 빙성 암)이라 부르는데,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떤 곳에서는 그 두께가 6천 킬로미터 나 되기도 한다. 지난 세기의 중엽에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었던 이런 표석점 토암들은 명백히 동일한 시기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그 시점이 모두 8억 년 과 6억 년 전 사이의 어느 시기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밝혀진 것인데, 이 점이 시사해주는 대로 추정하면 그 당시의 지구라는 행성은 대부분이 결빙된 상 태 였다는 것이다. 계속하여 다른 지역들에 있는 표석점토암 퇴 적물들도 더 탐구되었다. 그 성과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분명 세계의 일부만이 아니라 행성 전체가 얼음 아래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지구가 우주 속에서 반짝거리는 하나의 거대한 하얀 눈덩이로 뒤바뀐 것이었다. 이에 대해 처음에는 누구도 그럴 만하다고 믿으려고 하지를 않았다. 



눈덩이 가설에 대해서는 비록 연구 결과들이 모두 동의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은 너무나 있을 법하지 않은 것처 럼 보였다. 무엇 때문에 그런 식으로 전 지구적 인 겨울이 초래되었는지를 상상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마침내 계산해낸 바에 의하면, 북쪽과 남쪽의 얼음이 일단 위도 炎도를 넘 어서 진출 하게 되면 지구가 완전히 얼어붙는 것을 더 이상 저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 르렀다. 극지방의 얼음벌판은 햇빛을 반사해서 열기의 대부분을 우주 속으 로 되돌려 보낸다. 다시 말하면 햇빛이 많이 반사되면 될수록 그만큼 지상의 날씨는 추워지는 것이다. 온도의 어느선 아래부터는 냉각화의 과정이 더 이 상 멈춰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푸른 행성도 때로는 완벽하게 흰색이 었다는 사실이 불가능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 말이 맞다 고 치자. 그럼 지구는 어떻게 다시 녹을 수 있었을까?


이른바 ‘바랑어 빙기’Mmnger-Eiszeit)25)라는 것이 정말로 행성 전체를 장 악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래도 어딘가 몇몇 지점들이 성한 채로 남아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열띤 토론을 거치는 중이다. 통째로 다 눈덩이 였 다는 견해의 지지자들이 하는 말로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전적으로 그 진행과정을 돌려놓아서 꽁꽁 얼어붙은 지구가 다시 녹도록 할 수 있는 상황 에 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몇 개의 대규모 화산들이 얼음충을 뚫고 솟아오 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것들은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대기권에 불어 넣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에 이산화탄소는 풍화된 암석에서 분 리되어 강물에 씻겨 바다로 들어온 칼슘과 결합하여 석회석이 된다. 그러나 대륙들이 얼음 아래에 놓여 있었으니, 그와 함께 칼슘도 모두 마찬가지의 상 태 였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는 점점 더 많이 대기 중에 모여들었다. 수백만 년 이 지나자 그것은 오늘날의 함량에 비해 350배나 되도록 집적되었고 또 지구 를 가열시킨 결과, 적도 부근의 얼음 덩어리가 다시 녹기 시작하고 새로운 되먹임 작용에 들어가도록 할 정도가 되었다. 최초의 수면들은 증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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